IT업체 업체를 방문하는 기자들은 특정한 취재 목적을 갖고 방문하기도 하나, 방문해 얘기를 들으면서 취재 거리를 잡기도 한다.

IT관리 소프트웨어의 대명사 격으로 시장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한국CA의 강성진 부장(사진)과의 인터뷰는 후자에 가까운 것이 되었다. 한동안 출입이 없던 차에 방문한 터라 이것 저것 묻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처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대화의 상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입장은 다소의 긴장과 두려움을 던져준다. 기자는 한동안 CA를 몰랐다.

회의실에 들어서는 강 부장을 바라보며 ‘낮이 익다’며 말을 먼저 붙인 것은 기자였다. 긴장감이 친근함으로 바뀌는 일순간이었다. 서로 반갑다고 했고 소원했던 시간의 안부를 물었다.

한참 소프트웨어 업계를 취재하던 시절인 3년 전쯤에 한국CA에서 기자를 상대하던 몇몇 인사 중 한 명이 강 부장이었다.

한눈에 보아도 명석해 보이는 인상을 가진 강 부장은 질문에 군더더기 없는 답변으로 인터뷰 시간을 길게 쓰지 않는 사람으로 기억돼 있었다.

마케팅 담당이었으므로, 회사의 제품과 대외에 전달할 메시지를 줄줄이 꿴 상태에서 외부 인사를 상대하니 인터뷰 시간을 주로 그와 회사의 입장에서 이끌었다.

이끄는 것과 이끌리는 것에 따라 기사의 결과는 완전히 바뀌게 되어, 이끌리게 되면 아무래도 취재원의 말을 주로 기록하는 수준으로 글을 적게 된다. 이 경우 취재원이 온전히 승리하는 형태의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계산된 것에 이끌리는 입장이야 다소 무료할 수 있으나, “한 수 잘 배웠다”고 생각하면 만남의 시간이 결코 아깝지는 않을 터였다.

여러 군데의 취재처를 부지런히 돌고, 따로 공부도 하며, 고민도 해보고, 이런 식으로 부지런히 취재원을 익히고 난 담에 인터뷰를 진행하면 기자가 취재원을 이끌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성과엔 공부란 공력이 필요함을 취재란 과정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으니, 이를 별스럽게 느끼는 자가 오히려 새삼스러울 따름이다.

말이 나온 김에 강 부장이 미디어를 상대하는 한 가지 장점을 보여, 취재원들이 미디어를 상대하는 방법을 한가지 조언해야겠다.

강 부장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회사에 불이익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는 태도를 유지했다. 이런 그의 성향을 미루어 볼 때, 강 부장은 ‘어떤 음지를 밝히려는’ 미디어의 속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게 된다.

취재하는 입장에서야, 잘하는 것보다 잘 못하는 것을 들어야 글을 쓸만한 꼭지를 찾을 수 있어, 취재원이 말실수도 하고, 자사는 물론 경쟁업체의 은밀한 약점까지 털어놔야 취재를 끝낸 후에 취재 꼭지를 많이 얻은 “알뜰한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개의 기자가 이런 것을 얻기 위해 취재원을 요리조리 유도한다.

강 부장은 그런데 말려들려 하지 않았다. 말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분명히 구분하며 질문에 답했고, 아리송한 것은 추후에 답을 주는 태도를 취했다.

미디어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은 가린다고 가리지만, 기자의 질문에 말리면 대개 할말 못할 말 다하는 우스개 꼴을 맞게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대개 이런 류이다.

“지금까지 우리 사업에서 이런 것이 미진했지만, 앞으로는 우수한 다른 전략을 구사해 대외에 납득할 만한 성과를 알릴 것이다.”

이 같은 취재원의 답변은 매우 흔한 것이며, 어찌 보면 솔직한 태도로 여겨지지만, 그가 말한 ‘미진한 것’에 기사의 초점을 맞출 경우엔 취재원의 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기사가 생성될 수 있다.

이런 것을 당한 취재원은 배신감을 느끼게 된 나머지, 심한 경우 글을 쓴 기자에게 쌍소리까지 섞어가며 욕설을 퍼붇기도 한다.

다만 이런 글쓰기도 사실에 근거한 기사쓰기의 한 유형인 바 어찌하리오, 기자를 탓하기 보단 미디어 대응법을 공부하지 않은 취재원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취재원이 알아야할 미디어의 글쓰기 속성이 이것뿐이랴! 이쯤에서 ‘매체가 취재원을 공부하듯, 취재원도 미디어의 속성을 왠 만큼은 공부해야 좋은 기사를 얻을 수 있다’고 정리를 하면 될까?

서설이 너무 길었다. 이어지는 글에선 한국CA가 최근 추구하고 있는 제품 전략을 조명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데일리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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